[추천 도서 ⑦] “개신교 개혁파를 이전의 지리적 문화적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

입력 2017-07-13 00:02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독일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면 종교개혁 운동을 세계화한 것은 장 칼뱅의 ‘기독교 강요’였다. 책의 초판은 1536년 스위스 바젤에서 라틴어로 출간됐다. 세상에 나오자마다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루터의 요리문답(1526)에서 착안해 십계명과 사도신경, 주기도문을 비롯해 성례 문제, 기독교인의 자유, 교회의 권세, 정치 조직 등을 다뤘다.

2판은 신론과 삼위일체, 신·구약의 관계, 참회와 이신칭의, 섭리와 예정, 인간의 본질 등 총 17장으로 재구성돼 출간됐다. 이는 당대 나왔던 가장 중요한 개신교 저작물로 꼽힌다. 기독교 강요가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님의 주권과 성경의 권위다. 칼뱅은 여러 차례 판을 거듭하며 책 내용을 업데이트하면서도 이 두 가지 주제는 끝까지 밀고 갔다.

2판의 특징은 교육용 서적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칼뱅은 기독교의 핵심을 분명하고 쉽게 제시하려 했다. 프랑스어판(1541)은 신학을 모르는 청중들에게 기독교 교리의 핵심을 교육하려고 애쓴 흔적이 분명하게 드러난 책으로 알려져 있다. 칼뱅은 그리스어 단어와 아리스토텔레스를 참고한 부분을 삭제하고 건전한 프랑스 속담과 관용어를 첨가했다.

기독교 강요가 개신교 대표서로 자리매김한 것은 성경의 올바른 해석을 위한 권위 있는 지침서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은 신자 스스로 성경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안내자의 도움 없이는 자칫 자의적 해석으로 흐를 수 있었다. 기독교 강요는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는 친절한 안내서였다. 칼뱅은 이 책에서 특정한 교리가 아니라 성경이 기독교의 믿음과 구조를 견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실증해보였다. 1559년 나온 최종판은 모두 4권 8장으로 구성돼 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기독교 강요는 개신교 개혁파를 이전의 지리적, 문화적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켰다”고 평가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