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고향… 애정·바람 담았어요 ‘학생의 눈으로 기록한 사진전’

입력 2017-07-11 21:09
제주중앙여고 김진주 학생의 작품 ‘주택’

변해가는 지역사회의 모습을 학생들의 눈으로 기록한 사진전이 제주에서 마련된다.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학생의 눈으로 기록한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학생들에게 지역사회의 변천과정과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전시회에는 제주중앙여고 1학년 학생 446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사진에 담았다. 하굣길, 친구와 놀러가는 길, 가족과 함께한 나들이길 등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

전시를 위해 학생들은 기록으로서 사진의 의미, 변해가는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지난 5월 중순부터 현역 사진작가 2명의 지도를 받아 왔다. 미술 교과시간을 이용해 다큐멘터리 사진의 의미와 사진촬영 기본방법을 배우고, 6월부터는 작가들과 야외현장 촬영도 직접 했다.

전시회 개막식에서는 ‘생각의 기록’ ‘기록의 재생’ 등 다양한 소주제에 따라 전시된 작품들을 학생들과 함께 찾아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우수 출품작으로 선정된 학생 12명에 대한 상장 수여식도 이어지는데 최우수상은 김진주·권주은양이 받는다.

김양은 “관덕정, 동문시장 등 제주 원도심에서 신제주까지 익숙한 동네지만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역을 바라보며 느낀 고향에 대한 애정과 바람을 사진 속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권양은 “각종 개발로 인해 제주가 하루가 다르게 급격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서글픈 마음으로 사진 속에 남기고 싶었다”며 “다시 보지 못할 소중한 오늘을 담아내기 위해 교육 이후 한 달간 제주 곳곳을 누비며 촬영했고 참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관계자는 “400컷 넘는 학생들의 사진에는 웃음과 감동,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며 “정형화되지 않고 때 묻지 않은 학생들의 이번 사진전은 기성세대에게 신선한 자극과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