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中 잠수함 설계 위해 과학자들 새벽까지 대나무 주판 튕겨”

입력 2017-07-11 18:55

“대나무 주판 튕기는 소리가 새벽까지 들렸다.”

중국 ‘핵잠수함의 아버지’로 불리는 과학자 황쉬화(93·사진)가 1950년대 잠수함 설계를 위해 주판을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첫 핵잠수함인 ‘창정 1호’의 총설계사 황쉬화는 한 중국 매체에 “핵잠수함 개발에 사용된 상당수의 중요 데이터가 주판에서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몇 개의 팀으로 나눠 주판으로 정밀 계산에 나섰고 각 팀의 결과가 완전히 일치할 때까지 계산은 계속됐다.

핵잠수함 개발 전문가인 장진란은 “지금 주판으로 핵잠수함을 설계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단순한 가감승제가 아니라 삼각함수와 대수학 등 고난도의 계산 공식과 모델이 필요한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황쉬화는 “나와 동료들은 손 계산을 통해 많은 도전적인 기술 문제를 극복했다”면서 “3개월 만에 5개의 설계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황쉬화는 당시 사용됐던 대나무 주판을 아직도 보관 중이다. 중국 주판은 역사가 기원전 2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도 중국에서는 주판이 인기가 있고 일부 고수는 전자계산기보다 더 빠른 결과를 내놓고 있다. 1970년 진수식을 가진 창정 1호는 지난해 퇴역해 현재 산둥성 칭다오 해군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