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당 노선과 인선을 둘러싼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보수 재건을 외치기 전에 집안싸움부터 멈추라는 쓴소리가 쏟아진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높이 평가한 전날 한국당 논평을 문제 삼았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노력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는 표현을 거론하며 “너무 나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문제에 대해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했다”면서 “이게 무슨 성과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대통령이 부적격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등 국내 정치에 대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효상 대변인이 “당의 논평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고성으로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정 원내대표는 “‘앞으로 잘하라’는 지적에 왜 그렇게 불만스럽게 대답하느냐”고 몰아붙였다.
한 참석자는 “아무리 의견이 다르더라도 대변인이 선배 의원인 원내대표 지적에 큰소리로 반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당의 위계질서가 무너졌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잡음을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 간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홍 대표 측근인 강 대변인이 대통령 순방 기간에 비판을 자제하자는 홍 대표의 입장을 반영해 여권에 우호적인 논평을 작성했는데, 정 원내대표가 우회적으로 이런 입장에 불만을 피력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또 이재만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측근 인사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홍 대표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은 철회돼야 한다”면서 “주요 당직을 측근 인사, 자기 식구 꽂아넣기 식으로 한다면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와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당내 문제는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최고위원은 말을 끊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 발언이 끝난 직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한국당 ‘내부 총질’은 끝이 안보인다
입력 2017-07-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