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성동구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문제가 합의됐다.
서울시는 성동구, ㈜삼표산업, ㈜현대제철 등과 2년여간 협의 끝에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에 잠정합의했으며, 공장 이전을 위한 대체부지 검토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오는 2022년까지 이전·철거될 예정이다. 공장부지 2만7828㎡는 공원으로 바뀌어 인근 서울숲에 편입된다.
시는 “공장 운영사인 ㈜삼표산업과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이 성수공장 이전에 합의를 이뤘으나 보상 문제를 놓고 일부 이견이 있어 조율 중”이라며 “세부사항이 조율되는 대로 공장 이전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은 성수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1977년 가동을 시작해 서울의 주요 개발현장에 시멘트를 공급해왔지만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으로 주민 민원이 많았다. 2004년 서울숲 조성 당시엔 공장 부지가 제외되면서 서울숲이 당초 계획보다 3분의 2 규모로 축소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장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에 지금까지 8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2015년 공장 이전 문제를 임기 내 결론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삼표산업 측이 공장 이전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부지는 그동안 서울시 신청사 이전부지, 서울숲 공원부지,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부지 등으로 검토됐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삼표산업은 성수공장 외에 송파구 풍납동에도 레미콘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풍납공장 역시 풍납토성 문화재 복원 구간에 위치해 이전 압박을 받고 있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레미콘공장 이전 후 남은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인근 서울숲에 연결시키기로 했다. 시는 공장 부지를 승마장과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주변시설 부지와 함께 묶어서 공원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숲은 지금보다 1.5배로 커져 총 61만㎡ 규모가 된다. 시는 공원화에 대한 세부계획을 연말까지 수립, 발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숲은 지금도 좋은 공원이지만 삼표레미콘 공장부지까지 포함하게 되면 공원과 문화시설이 함께 있는 복합공간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서울숲을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만드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성수동 레미콘 공장 2022년까지 철거된다
입력 2017-07-10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