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 부담 4년3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17-07-10 18:23

주택구입 부담이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부동산 가격이 최근 급등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1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K-HAI)가 전국 평균 59.3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4분기(59.9) 이후 최고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샀을 경우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100일 경우 소득의 25%를 주택 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의미로 수치가 커질수록 부담이 는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2012년 65.3까지 오른 후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2015년 50.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회복하면서 지난해 58.9까지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3.6으로 월등히 높았다.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뛴 것으로 역시 2012년 4분기(104.3) 이후 최고치다. 두 번째로 높은 대구(72.0)보다 무려 31.6포인트 높았다. 제주도는 85.1로 전 분기보다 6.2포인트 급등했다. 부산(70.8)과 대구도 70을 넘었다. 이외에도 충북과 충남, 경북, 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의 지수가 전 분기보다 오르거나 같았다.

반면 중간소득 가구가 대출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주택 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주택구입물량지수(K-HOI)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할 만한 주택물량이 줄어 구입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연간 주택구입물량지수는 2012년 64.8에서 꾸준히 하락해 2015년 61.7, 지난해엔 60.4로 집계됐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가격은 0.21% 올라 5월(0.1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은 0.66%로 집계돼 상승률이 5월(0.35%)의 배에 육박했고 세종시는 한 달간 1.67% 뛰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