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 시내에 위안부 박물관 건립하겠다”

입력 2017-07-10 18:37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이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을 방문해 병상에 누워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정분(87)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손을 잡아주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우리가 참고 있으니 (일본이) 가만히 있는 거야. 정부가 잘못하는 거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을 방문하자 강일출(90) 할머니가 쌓아온 분통을 터뜨렸다. 나눔의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강 할머니는 “우리는 아직 명예회복을 못 했고,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가 죽기 전에 (위안부 문제) 해결하고 우리 후세들이 다시 우리처럼 안 당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날 정 장관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손을 잡으며 안부를 물었다. 정 장관은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는데도 할머니들이 말씀하시는 명예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추모·기념사업 착수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특히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접근성이 높은 서울 시내에 ‘군 위안부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나눔의집에서도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경기도에 위치해 접근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는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일본의 사과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머니들이 당한 고통을 기억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군 위안부 박물관이 세계적으로 전쟁이 가져다주는 인권 침해를 기억하고 함께하는 하나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부지 마련 등 필요한 작업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관해 그는 “외교는 상호관계이기 때문에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12·28합의를 재검토하고 다시 논의해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추진할 재협상의 쟁점은 피해자 중심의 합의, 시민단체 의견 반영 등이다.

정 장관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때부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7일 취임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진솔하고 용기 있는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