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처럼 몸에 붙이면 심장박동이나 호흡 수 등 생체신호를 수집·분석해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전자피부(사진)가 개발됐다. 원하는 신체부위에 부착해 언제 어디서든 건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올 전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 전공 장경인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와 함께 사람의 생체신호 수집부터 저장, 분석, 외부기기로 무선통신까지 가능한 전자피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개발된 전자피부는 수많은 집적회로소자와 스프링 구조의 전도선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는 접착성 고무재질로 돼 있어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별도 접착제 없이 붙일 수 있다.
연구팀은 핵심 기술인 전도선의 아이디어를 스프링처럼 신축성이 뛰어난 호박의 넝쿨손에서 얻었다. 전도선은 각각의 소자를 전기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것들은 변형 자유도가 높지 않아 신축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과 폴리머 복합재료를 사용해 호박 넝쿨을 모사한 3차원 전도선을 대량 생산하는 공정을 고안했다. 이어 사람 가슴에 전자피부를 직접 부착해 심전도와 가슴 움직임 등 신호를 받았고 피부에 내장된 초소형 컴퓨팅시스템이 심박 및 호흡 수 등을 분석해 무선안테나로 휴대전화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는 “1년 내로 심혈관질환자나 노인, 신생아 등의 상시 건강 진단에 적용 가능하다. 또 당뇨병 환자의 모니터링과 인슐린 투여 시점을 파악하는 등 직접 치료에 활용하기까지는 임상시험을 거쳐 2∼5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서산간이나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의 원격 진료 및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민태원 기자
심장박동·호흡 수 체크… ‘전자피부’ 개발
입력 2017-07-10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