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경화-右동연’… G20 4박6일 文대통령 지근거리 보좌

입력 2017-07-10 05:03
김동연 경제부총리(오른쪽)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사이드 디자인 호텔에서 G20 정상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다자외교 데뷔 무대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무난히 치러낸 데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4박6일간 방독 기간 내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빈틈을 메웠다. 청와대 수행단은 이들을 ‘좌경화 우동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문 대통령의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일문일답 도중 문 대통령에게 ‘신호’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질문(한·미 관계)과는 다른 답변(한·중 관계)을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김 부총리의 신호를 본 문 대통령은 그를 단상 위로 불러올렸고, 김 부총리는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이를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즉각 김 부총리의 말을 알아듣고 질의응답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경제 관료 출신인 김 부총리의 꼼꼼함이 드러난 사례다.

십여년 이상 유엔 등에서 근무한 강 장관도 여러 차례 기지(機智)를 발휘했다. 정상회담 도중 벌어지는 돌발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 5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한·독 정상회담 일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국민의 41% 지지로 당선됐는데, 나머지 유권자는 어떻게 끌어안을 생각이냐’며 다소 난감한 질문을 문 대통령에게 던졌다. 문 대통령은 “통합을 이루기 위해 경제적 불평등부터 해소할 것”이라며 “독일의 사회적 경제모델을 참고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답변이 끝나자 강 장관도 “문 대통령 취임 후 국정 지지도가 80%를 웃돌고 있다. 국민통합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거들어 메르켈 총리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8일 문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면담 때는 강 장관이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이 “유엔 출신 인사가 한국의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됐다”고 하자,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은 강 장관을 뺏김으로써 많은 것을 잃었다. 아쉽다”고 답했다. 이어 구테흐스 총장은 “강 장관은 좋은 동료이자 친구”라며 “최고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문동성 김판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