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도공 사장 사의, 전 정권 임명 기관장 줄사퇴 신호탄?

입력 2017-07-10 05:00 수정 2017-07-10 17:58

임기를 6개월여 남겨둔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최근 사의를 밝히면서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장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됐거나 현 정권 기조와 다른 행보를 보여 온 기관장들의 교체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7일 국토교통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사장은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 출신으로, 새 정부가 새로운 철학에 맞게 도로정책을 펼 수 있도록 부담을 덜기 위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이 사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아직 장차관급 인사가 남았지만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수장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와 관가에선 홍순만 코레일 사장을 유력한 교체 후보로 보고 있다. 임기가 2년여 남았지만 현 정부가 강조하는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을 두고 대응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역대 최장기인 74일간의 철도노조 파업 당시 강경대응 입장을 고수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취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던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승환 전 국토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주택정책을 설계했던 김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부터 줄곧 친박 낙하산 인사라는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박상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등도 국토부 관료 출신 낙하산이란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 간부급 인선의 경우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해 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이후 ‘관피아’ 등 낙하산 인사에 따른 국민적 반감이 커진 상황이어서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박세환 기자,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