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아베 ‘평행선 정상회담’… 역사·동중국해 신경전

입력 2017-07-09 18:37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양국 관계 개선에 노력하기로 했지만 역사와 동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 정상은 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약 4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지만 양국 국기를 내걸고 한 회담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양국 관계가 긍정적인 변화에도 복잡한 요인들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한 정신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갈등을 겪는 역사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해당하는 중요한 문제는 어떤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되고,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고 역설했다. 특히 시 주석은 일본이 자신들의 말을 지키고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중·일 양국 관계의 왜곡된 부분들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법에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NHK방송은 아베 총리가 시 주석에게 중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서 더욱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압박했으며, 시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지만 일방적인 대북 제재는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시 주석의 내년 일본 국빈방문을 초청했으며 한·중·일 정상회담이 하루빨리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량윈샹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번 회담은 성과가 없는 의례적 회담”이라며 “중·일 관계는 실질적으로 개선되지도 악화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