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전문가의 추천 종목을 훔쳐 소개하고 전문가의 강의까지 베껴 강의하는 방식으로 개미 투자자들로부터 4억7000여만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고객들에게 가짜 정보를 제공하고 주식 전문가의 강의를 도용한 혐의(사기 등)로 최모(27)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홍보와 회원관리를 맡은 신모(26)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월부터 ‘○○인베스트 증권투자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밴드를 개설했다. 그는 밴드에서 자신을 ‘주식 고수’로 소개하고 주식 종목을 추천했다. 회원들은 종목 추천을 받기 위해 적게는 월 29만원부터 많게는 월 300만원까지 최씨에게 입금했다. 그러나 최씨가 추천한 종목은 유명 주식 전문가 장모(47)씨의 것을 그대로 베낀 게 대부분이었다. 최씨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1월까지 회원 275명으로부터 3억2466만원을 받아 챙겼다.
최씨는 지난해 8∼9월 주식 투자 강의를 열기도 했다. 회원들은 300만∼500만원을 냈다. 그러나 이 강의도 장씨의 강의를 거의 그대로 베낀 것이었다. 최씨는 회원 36명으로부터 교육비 명목으로 1억485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최씨가 범행을 시작한 것은 2015년 주부 2명의 증권 계좌를 위임받아 주식 매매를 대신하다가 4억6000여만원을 날리는 바람에 ‘피해액을 보상하라’는 독촉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최씨와 신씨는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다 만났고, 주식 관련 전문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의 유료 회원 중 최씨 추천에 따라 투자해 수익을 본 이는 없다고 덧붙였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주식 추천종목·강의 훔쳐 4억7000만원 챙겨
입력 2017-07-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