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금호타이어 인수전, 박삼구 선택은

입력 2017-07-09 18:12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금호 상표권 계약과 관련한 금호산업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 7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 사용료로 연 매출액의 0.5%를 지불하겠다는 방안을 확정했다. 금호산업이 제시한 수치다. 상표권 요율이 0.2%에서 0.5%로 높아지면 금호산업이 받는 상표권료는 연간 6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90억원 증가한다. 다만 의무사용 기간은 금호산업이 제시한 20년과 더블스타가 요구한 5년의 중간 수준인 12년6개월로 정했다. 채권단은 관련 내용을 담은 협조공문을 작성해 금호산업에 오는 13일까지 회신을 요청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한발 물러서면서 박삼구(사진) 회장 측 고민도 깊어졌다. 만약 수정안을 수용하면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표권 문제가 해결돼도 방산 사업체 해외매각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수정안을 거부할 경우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채권단이 이를 매각 방해 행위로 해석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권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 금호산업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의 요청을 검토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채권단의 수정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한수 접고 들어간 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선 실익이 늘어났다”며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배임이 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박 회장이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