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이 뭔가 조치 취해야”… 북핵 압박 주문

입력 2017-07-09 18:40 수정 2017-07-09 22: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회담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잇따라 만나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촉구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동의했으나,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의견을 달리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가진 양자회담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점에 감사한다”면서도 “북한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해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를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 해결이 생각한 것보다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대북 압박 노력이 불충분하다며 트위터를 통해 불만을 토로했지만 이날 시 주석을 만나서는 “시 주석을 알게 돼 영광이며, 양국은 훌륭한 관계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그러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일방적인 행동과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 비핵화를 위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양자회담에서는 “모든 나라가 북한의 위협과 불법행위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공동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일본과 한국의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미국은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푸틴 대통령을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정상회담 뒤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매우 좋은 의견 교환을 했다”면서도 “러시아는 우리가 보는 것보다 조금 다르게 보고 있다”고 말해 의견 차이를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라며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전략인 ‘최대의 압박’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의 대북 압박 노력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북한을 설득해 미사일과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중국은 중요한 행동을 취하다가도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단행된 단둥은행 제재를 통해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은 어느 곳에 있든 간에 추적하고 제재한다는 미국의 의지를 중국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