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자산관리·카드 강화한다

입력 2017-07-09 19:15 수정 2017-07-09 22:12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혁신 전략을 내놓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4대 금융그룹에 걸맞은 위상 회복을 위해 자산관리(WM) 전담조직을 만들고, 카드사업의 자율성을 확대해 업계 3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7일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김용환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혁신안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혁신안의 핵심은 WM 전담조직을 통한 WM사업 강화다. 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이 참여하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가칭)를 만든다. 계열사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든 뒤 주기적으로 점검·보완할 계획이다.

또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카드사업도 2020년 총 이용액 11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현재 농협은행 사업부문인 ‘NH카드분사’가 담당하는 카드사업의 상품·예산·조직·인사 권한을 독립법인 수준으로 보장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선두주자와의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중국에 인터넷 소액대출·은행·손해보험 사업 등을 담당하는 합작법인을 세우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앞서 조직개편 및 혁신전략 등을 발표한 KB금융과 신한금융 등도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4차 산업혁명 등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자 개별 계열사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에서다. 방법이 매트릭스라면 방향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신한금융은 앞서 계열사 5곳의 부행장과 부사장직을 겸임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과 GIB사업부문장을 새롭게 임명했다. 또 지주사와 계열사마다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신설해 디지털 사업전략을 일원화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7월 정기 조회사에서 그룹 시너지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다. 또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는 조직체계 구축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신한카드도 신한금융그룹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라 그룹 차원의 글로벌 겸직 조직인 ‘글로벌 사업그룹’과 ‘글로벌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섰다. 또 자체 글로벌 사업강화를 위해 ‘글로벌BU’를 신설했다. 또 신한카드 강점으로 꼽혔던 빅데이터 부문 강화에 나섰고, 새로운 경영과제 발굴을 위한 ‘미래경영팀’도 새롭게 꾸렸다. 이는 신한금융의 ‘원 신한’ 경영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한편 업계 1위인 신한카드만의 강점을 계속 키우는 전략으로 보인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