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김희관 동반 사의… 檢 고위직 ‘인사태풍’ 시작

입력 2017-07-07 21:38 수정 2017-07-07 23:34
박성재(54·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장과 김희관(54·17기) 법무연수원장이 7일 동반 사의를 표했다. 후배 검사인 문무일(56·18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에 따른 용퇴다. 현직 고검장·검사장들의 줄사표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검찰은 사법연수원 후배나 동기가 총장에 오르면 조직을 떠나는 기수문화를 갖고 있다.

박 고검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2007년 3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마치고 지방 지청장으로 떠나면서 작성해둔 사직서를 오늘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직에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찰을 후배들에게 넘겨주는 못난 선배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박 고검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며 “검사 모두 보직이나 승진에 기웃거리지 않고 당당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 옳은 일을 한 대가로 주어질 수 있는 인사 불이익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로 일을 해야만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권력기관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며, 검찰권 행사는 특권이 아니라 직무상의 의무라는 것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고검장과 김 원장의 사직으로 현직 최고 선배인 연수원 17기는 아무도 없게 됐다. 나머지 18기 간부들의 사의 표명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검장 1명과 검사장 3명이 현직에 있다. 신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취임하면 단행될 간부 인사에서 승진에 탈락하는 19∼20기 검사장들의 추가 사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40여개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중 절반 이상이 현 정부 출범 이후 교체되는 것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