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프랑스 혁명적 ‘녹색 플랜’… 미래 대안일까 무모한 실험일까

입력 2017-07-08 05:00

프랑스가 2040년 이후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자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지난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는 프랑스가 이번에도 야심찬 녹색 개혁 카드를 들고 나서며 기후 변화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니콜라 윌로 프랑스 에너지환경부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2040년까지 모든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판매를 막는 혁명적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쉽지 않겠지만 우리 자동차 업체들이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또 저소득층이 오염을 일으키는 낡은 차를 친환경 차로 교체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3.5%에 불과하다. 전기차는 이보다 적은 1.2% 수준이다.

자동차 회사들도 호응했다. 푸조와 시트로앵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은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또 이번 정부 구상이 2023년까지 전체 판매 차량의 80%를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자사 계획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출용으로는 계속 생산키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외에도 2022년까지 화력 발전을 이용한 전력의 생산을 중단하고, 2025년에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절반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2050년까지 프랑스를 ‘이산화탄소 중립국’으로 만들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안 없이 현실성 없는 구상만 내놨다는 비판도 나온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명확한 일정표를 제시하라”며 “정권이 바뀌면 폐기될 가능성이 큰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친환경 자동차 정책은 세계적 추세다. 전날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는 2019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판매를 중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추가로 시장에 투입하고, 인도는 2030년까지 시판 차량 대부분을 전기 차량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