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삶의 질’을 측정한 웰빙지수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요 13개 국가 중 가장 낮았으며, 2015년 조사보다 수치가 크게 하락했다. 극심한 경기 침체와 취업난, 정치불안 등 지난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나생명을 운영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시그나 그룹은 7일 이런 내용의 ‘시그나360°웰빙지수’를 발표했다. 재정 상황, 사회관계, 가족, 신체건강, 직장 등 5가지 부문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웰빙지수는 53.9점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유럽의 주요 13개국(평균은 62.3점) 중 최하위였다. 지난해 결과(60.7점)와 비교해도 6.8점 하락했다.
설문은 지난해 12월 13개국 만 25세 이상 성인 1만4000명(한국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5개 부문 모두 2015년보다 하락했다. 재정 부문에서는 43.5점으로 최하위였다. 인도가 65.7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57.6점이었다. 한국인은 8%만이 은퇴 후 자금이 충분하다고 대답해 13개국 평균(19%)보다 낮았다. 갑작스러운 실직에 대비할 수 있는 돈이 있다는 응답도 7%에 불과해 평균(23%)보다 낮았다. 직장생활에서 한국인은 동료·상사와의 관계(만족 47%)와 비교해 수당·급여는 만족한다는 응답(21%)이 훨씬 적었다.
사회관계에서 한국인 80%는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34%는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고 답했다. 이 중 기혼자가 59%였고 40, 50대가 52%를 차지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한국인도 29%에 불과해 13개국 평균(52%)에 크게 못 미쳤다. 자녀나 부모를 경제적으로 잘 챙기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22%, 16%였다. 역시 13개국 평균인 42%, 35%에 못 미쳤다. 신체건강 부문에서 한국인은 20, 30대에는 의료비용 지출이 13개국 평균보다 낮다가 50, 60대부터 급증했다. 60대의 의료비용은 833달러로 평균(572달러)과 큰 격차를 보였다. 젊을 때 건강관리에 신경쓰지 않다가 은퇴 후에야 건강을 돌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한국인 웰빙지수 작년 주요국 꼴찌
입력 2017-07-08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