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임 혐의’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

입력 2017-07-07 18:06 수정 2017-07-07 21:42

경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 공사와 관련한 배임 혐의 수사를 위해 7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한 A업체는 이건희·이재용 삼성전자 일가도 담당했던 곳이어서 주목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7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수사관 13명을 투입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배임)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의 인테리어 공사비용 중 상당액을 인천 영종도에 신축 중인 G호텔 건축비용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기간 조 회장의 자택 공사와 영종도 호텔의 신축 공사가 동시에 진행된 점을 이용해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대한항공 본사에 보관 중인 계약서, 공사 관련 자료, 세무자료 등을 압수해 관련 혐의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서 일부 대기업 회장들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A업체의 세무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의 자택 공사를 담당한 A업체는 삼성전자 일가의 자택 공사를 담당했던 곳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이 회장의 개인주택 공사비용으로 회사돈과 불법 조성된 비자금이 활용됐다는 증언과 정황 증거를 확보해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5월 A업체를 특정하고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와 대한항공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향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자체적으로도 진상 파악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재희 임주언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