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어찌 사나 궁금해서… ‘가정방문’ 예능 전성시대

입력 2017-07-10 05:03

연예인 중심의 TV ‘홈비지트’(home visit·가정방문) 프로그램이 그 대상을 일반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시작은 JTBC ‘한끼줍쇼’(연출 윤현준). 지난해 10월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MC 강호동과 이경규는 게스트와 함께 “밥 한 끼 달라”며 낯선 집 문을 두드린다. 밥 한 끼 요청에 “절대로 안 된다”는 야박한 이웃을 만나는가 하면 흔쾌히 문을 여는 곳도 있다.

누군가 문을 열어주면 그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 평범한 가정에서 저녁 한 끼를 나누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는 형식이다. 식구(食口)와 이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2일에는 엑소의 수호와 찬열이 제주도에서 초인종을 누른다.

‘한끼줍쇼’에서 이웃을 만나게 하는 매개가 ‘밥’이라면 OtvN ‘이집 사람들’(연출 김종훈)에서 매개는 ‘집’ 자체다. ‘이집 사람들’은 MC 노홍철과 엄지원이 나만의 단독주택을 직접 짓고 사는 일반 가정을 방문해 설계와 건축 노하우를 듣는다. 지난 5일 방송에선 출장과 야근이 잦던 남편이 퇴직을 결심하고 경기도 양평에 단층집을 지은 이야기가 나왔다. 남편은 직접 지은 집을 퍽 마음에 들어 하고, 아내는 “이웃과 사는 재미를 알게 됐다”며 기뻐한다.

‘이집 사람들’은 집짓기를 통해 삶을 바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끼줍쇼’에 비해 화제성은 떨어지지만 가족·집·이웃·공동체의 가치를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끼줍쇼’를 보면 지인을 초대해 밥을 먹고 싶어지고 ‘이집 사람들’을 보면 진정한 집의 의미를 찾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는다.

연예인 홈비지트 방송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시작한 JTBC ‘효리네 민박’(연출 정효민)에서는 일반인들이 제주도에 살고 있는 가수 이효리 부부의 집을 방문한다. 민박 신청자만 2만명이 넘었다.

지난 4월 시작된 MBC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연출 최윤정, 이하 발칙한 동거)은 연예인들의 유쾌한 동거를 보여준다. 개그맨 지상렬의 빈방에 1970년생 동갑내기 탤런트 오현경과 방송인 김구라가 산다. 개그맨 조세호의 집에 가수 피오와 산다라박이 잠시 동거한다. 손님이 집에 오자 양말부터 벗는가 하면 집주인에게 나가라고 소리친다. ‘발칙한 동거’는 연예인의 일상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케미’를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9일 “홈비지트 프로그램은 닫힌 문 뒤에 살고 있는 이웃의 삶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방문을 간접 체험하는 즐거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