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文 자서전 속 ‘장강후랑추전랑’ 구절 언급 “文 대통령 제게 깊은 인상”

입력 2017-07-06 21:53

“문재인 대통령은 큰 정치적 소신을 남겼다. 제게 깊은 인상을 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만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사진)에서 썼던 구절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한 시대의 새사람으로 옛사람을 교체한다는 뜻)도 직접 언급했다. 한·중 정상으로서 첫 만남이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인상이 그만큼 깊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또 “문 대통령은 중국 국민에게 낯설지 않다”며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중국 특사 파견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인양을 담당했던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 샐비지’의 노고를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인양 작업이 정말 어려웠는데 상하이 샐비지가 초인적인 노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무사 인양한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이 상하이 샐비지에 직접 독려도 해 준 것으로 안다”며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때 시 주석을 포함한 참석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첫 한·중 정상회담은 사드(THAAD) 배치, 중국의 경제보복과 맞물려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시작됐다. 정상회담은 오전 9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5분, 시 주석이 2분 늦게 도착하면서 약간 늦어졌다.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통역 수신기에 문제가 생겨 문 대통령이 시 주석 발언의 일부를 알아듣지 못했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수신기를 급히 대통령에게 건넸고 시 주석은 웃으며 자신의 발언을 다시 처음부터 반복했다. 회담은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겨 75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평소 잘 착용하지 않는 붉은색 넥타이도 회담을 위해 이례적으로 준비했다. 붉은색은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색이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