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 및 미사일 해법,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 등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베를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중은 경제뿐 아니라 북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협력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양국 관심사를 솔직하게 소통하고, 이해를 증진시켜 양국관계와 지역평화 발전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특히 모두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한 시대의 새사람으로 옛사람을 교체한다는 뜻)을 인용해 큰 정치적 소신을 남겼다. 제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선박을 무사인양했다. 시 주석이 직접 독려도 해줬는데,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의 고조되는 핵·미사일 도발이 한반도와 국제 평화에 큰 위협이며, 북핵 포기를 위해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구체적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압박과 제재 등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일부 입장 차이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은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지난 4일) 발사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도와 핵탄두 탑재 가능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지금 속도로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 성명에 북핵 문제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사회가 성급히 대응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도 “긴장이 높아질수록 우발적인 이유 하나로도 자칫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도 회동하고 “군사적 충돌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반도에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文 대통령-시진핑 ‘북핵·사드’ 논의
입력 2017-07-06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