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가인 대마초 권유자 ‘무혐의’…경찰, SNS 한마디에 한달간 ‘호들갑’

입력 2017-07-07 05:00

인기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손가인(예명 가인·30)씨가 SNS에 지인으로부터 대마초를 권유받았다고 폭로해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경찰이 한 달 동안 압수수색에 모발과 소변 검사까지 실시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지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받았던 박모(34)씨를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손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아무리 주지훈(배우)씨 여친이라고 해도 주씨 친구인 박○○씨가 저에게 떨(대마초)을 권하더군요”라고 폭로하자 조사를 벌여왔다. 당시는 빅뱅 멤버 최승현(예명 탑·30)씨의 대마초 흡연 혐의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터였다.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떨’(대마)이라는 은어를 사용하고, 손씨에게 대마를 권유했다는 이유로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달 6일과 8일 손씨와 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박씨가 소변과 모발에 대한 임의제출을 거부했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강제수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박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대마 관련 범죄사실을 의심할 만한 단서나 증거 등을 발견할 수 없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지난 4일 ‘음성’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지 위로하는 차원에서 던진 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손씨의 폭로가 무책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손씨 소속사는 이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는 “자기는 안 피우는데 남한테 권유는 뭐지? 그게 더 이상하다” “말이라도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박씨를 나무랐다. 다른 측은 “그 친구 정말 불쌍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