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챙기며 “G20 기간 靑 비판 자중”… ‘달라진 홍준표’ 2가지 특징

입력 2017-07-07 05: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갓 출범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체제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친홍(親洪) 체제’ 구축과 유화적인 대여(對與) 스탠스다. 특히 여권에 대해 누그러진 홍 대표의 태도를 놓고 “홍 반장(거침없는 언행으로 인해 지어진 별명)이 달라졌다”는 호평과 “여권에 너무 고개를 숙인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홍 대표는 6일 정통 당료 출신으로 3선인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또 전략기획부총장에는 한국당 수석대변인을 지낸 재선의 김명연(경기 안산단원갑) 의원을, 조직부총장에는 서용교 전 의원을 각각 기용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강효상(비례대표) 의원과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역임한 전희경(비례대표) 의원에게는 대변인을 맡겼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지난 5·9대선에서 후보 수행단장을 맡았던 김대식 동서대 교수를 임명했다.

홍문표 총장과 김대식 원장은 홍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홍 총장은 홍 대표가 2011년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대표를 맡았을 때 지명직 최고위원에 선임되기도 했다.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던 홍 총장은 5·9대선 당시 바른정당 의원 13명과 함께 한국당에 복당했고, 복당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명연 부총장, 강효상 전희경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홍 후보를 가까이서 도왔다. 서 부총장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측근이다. 홍 대표가 보수통합을 염두에 두고 서 부총장을 기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측근 전진배치는 지난 2011년 당 쇄신 문제로 한나라당 대표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홍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홍 대표의 측근 인사는 “홍 대표가 그동안 주변 사람을 못 챙긴다는 비판을 들어왔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인사에 ‘당 사유화’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홍 대표에게 문고리 3인방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자기 사람만 기용하는 인사가 어디 있나”고 문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을 향한 온건한 발언도 계속됐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해외에서 외교 활동을 하는 동안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예의에 맞는다”면서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대표는 지난 4일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 개정법 국회통과를 막을 명분이 없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부적격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요구에 대해서도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대해 “홍 대표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협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앞둔 홍 대표가 여권의 눈치를 보면서 당 내부만 쥐어짠다”는 비판도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