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의 G20 골칫거리는 에르도안

입력 2017-07-06 18:22 수정 2017-07-06 21:4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가장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독일 집회 참석과 연설을 불허한 메르켈 정부를 향해 “정치적인 자살 행위를 저질렀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정신 상태인가. 매우 추하다. 있어서는 안 될 불쾌한 일이다. 이런 일을 경험해 본적이 없다”며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은 반드시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G20 회의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귀국할 것”이라며 “내게 재갈을 물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독일 정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설이 독일 내에서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집회 참석을 허가하지 않았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독일 내 연설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G20 행사에 지원하는 경찰 병력을 제외하고 충분한 수의 병력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터키 내 정치적인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연설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일이 터키의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에 너무 관대하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PKK를 다른 난민처럼 대한다. 우리에게 어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6월 독일 의회가 100여년 전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제노사이드’(종족말살)로 규정하면서 계속 증폭돼 왔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