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아진다. 정부가 다음 달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하자 금융회사들이 돈줄을 조이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4로 2분기(-11)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99개 금융회사의 대출태도 동향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다. -100부터 100 사이의 값을 갖는데, 전망치가 음수(-)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고 밝힌 금융회사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특히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 주택담보대출태도지수는 -23을 기록해 2분기보다 13포인트나 떨어졌다.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태도지수도 -13으로 6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돈을 빌리는 가계의 신용위험 우려가 커진 데다 정부가 잇따라 가계대출을 압박하는 정책을 내놓는 흐름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기업(-3)과 중소기업(-3)의 대출태도지수는 음수지만 지난 분기보다 각각 4포인트, 7포인트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출수요는 전 분기(17)보다 6포인트 오른 23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수요는 7에서 -7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던 은행업계는 2분기에도 실적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상황에서 공격적 영업을 자제하는 대신 금리 인상기를 맞아 예대마진을 넓히면서 수익을 챙긴 덕분이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과 같은 대형 부실 요인을 잘 넘긴 것도 한몫했다.
시장에서는 전체 은행업계의 2분기 당기순이익을 2조8000억원으로 본다. 하나금융투자는 2조5600억원, NH투자증권은 2조8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한다. 대신증권은 3조2000억원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은행서 돈 빌리기 어려워지겠네
입력 2017-07-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