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만3000대 가까이 팔아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 52%를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BMW를 제치고 11위를 차지했고 글로벌 200만대 이상 판매 업체 중에서는 3위에 올랐다. 세계 친환경차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도 3년 연속 3위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새로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기차 1만2992대를 팔아 전년 8561대보다 51.8% 늘었다고 6일 밝혔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같은 기간 30만5000대에서 43만1000대로 41.3% 늘어난 것보다 빠른 성장세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5년 2.0%에서 지난해 3.0%로 1%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순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 포함)과 테슬라가 각각 7만8000대, 7만대로 1, 2위를 기록했고 중타이 베이징기차 등 7개 중국 업체가 3∼9위를 싹쓸이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나선 결과다. 이어 폭스바겐이 1만3023대로 10위, 현대·기아차가 31대 차이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12위 BMW(1만2713대)와는 279대로 차이를 벌렸다. 2015년 BMW 판매는 1만여대로 현대·기아차(8651대)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순위가 역전됐다.
도요타와 혼다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전기차에 집중한 영향으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한 대도 없었다.
전체 차종을 통틀어 전 세계 시장에서 연간 200만대 이상 판매하는 12개 업체만 보면 르노-닛산이 1위를 유지한 채 폭스바겐과 현대·기아차가 각각 2, 3위로 상승한다. 현대·기아차가 2012년 전기차 판매 시작 이후 비교적 짧은 4년 만에 선두권에 진입했다.
현대·기아차는 기아차 쏘울EV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판매에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올 연말까지 전기차 판매 2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 번 충전으로 320㎞ 이상 주행하는 전기차를 출시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글로벌 판매 순위는 1위 도요타(123만3000대), 2위 혼다(19만8000대), 3위 르노닛산(11만9000대)에 이어 현대·기아차가 10만8000대로 2015년에 이어 4위를 지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르노-닛산의 친환경차 판매 실적 중 지난해 경영권을 인수한 미쓰비시 실적을 제외하면 8만8000여대에 그쳐 현대·기아차가 3위에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가 9만2000대로 도요타(121만3000대)와 혼다(19만8000대)에 이어 3년 연속 3위를 기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현대·기아 전기차 ‘씽씽’… 1년 만에 판매 52%↑
입력 2017-07-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