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윤이상(1917∼1995) 선생 묘소를 참배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에 경남 통영의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싣고 와 묘비 앞에 옮겨 심었다. 통영은 윤 선생이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항상 그리워했던 곳이다.
김 여사는 “선생이 생전에 일본에서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보고 정작 고향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윤 선생을 위해 고향인 통영의 동백나무를 전해 뜻을 기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헌화한 뒤 검은색 리본에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고 적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여사는 윤 선생의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도 했다.
1950년대 독일 등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윤 선생은 방북 이후 간첩으로 몰렸다. 이른바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돼 2년간 복역한 뒤 독일로 추방됐다. 윤 선생은 여생을 독일에서 보내며 세계적인 작곡가로 인정받았지만 1995년 타계할 때까지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올해는 윤 선생 탄생 100주년이다. 이날 참배에는 윤 선생의 제자인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김판 기자 pan@kmib.co.kr
“통영의 마음 남깁니다” 김정숙 여사, 윤이상 묘소 찾아 동백나무 심어
입력 2017-07-06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