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트FE로 명예 회복 나섰다

입력 2017-07-06 18:32

7일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갤럭시 노트 팬 에디션(FE·Fan Edition)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명예 회복’이다. 노트FE는 지난해 배터리 발화 문제로 단종된 노트7을 새롭게 재탄생시킨 제품이다. 사실상 노트7과 같은 제품을 시장에 다시 선보여 시장에서 재평가받겠다는 것이다. 노트FE 출시는 노트7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라는 시민단체 요구도 수용하는 셈이어서 주목된다.

노트FE는 노트7과 배터리 용량을 제외하곤 모든 사양이 동일하다. 배터리만 원래 3500㎃h에서 3200㎃h로 낮췄다. 대신 발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통해 배터리 안정성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노트FE가 신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노트FE는 노트7 미개봉 제품과 사용하지 않았던 부품을 조합해 만들었으며 중고 제품을 정비해 재판매하는 리퍼비시폰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트7과 구분하기 위해 제품 후면 하단에는 노트FE 문구가 각인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일 “노트FE는 노트7과 다른 별도의 신제품”이라며 “비행기를 탈 때도 아무 제약 없이 휴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트FE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이통3사는 별도의 예약 판매 없이 7일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기존 노트7 사용 고객과 30∼50대를 중심으로 노트FE 구매 의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가격도 69만9600원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판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 달 공개되는 노트8의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트FE가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통사는 이르면 2∼3주 안에 물량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트FE를 40만대 한정 판매키로 했다. 구매 고객에게는 정품 클리어뷰 커버와 S펜에 일반펜 기능이 추가된 ‘S펜 플러스’가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매진되더라도 추가 물량은 만들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노트FE는 노트 충성고객을 위한 ‘한정판’이라는 설명이다. 노트7 부품을 활용하는 만큼 생산량이 정해져 있는 데다 노트8 수요를 잠식할 우려도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트5 이후 2년간 노트 신제품이 시장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노트FE가 노트 시리즈 전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삼성전자가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대신 노트7을 재활용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