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獨 정상회담 개최] 메르켈 “한반도 평화정착 한국의 주도적 역할 지지”

입력 2017-07-06 05:04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 앞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내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부인인 엘케 뷔덴벤더 여사, 김 여사, 문 대통령,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AP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한·독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 해결 등 글로벌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찾은 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와 함께 독일 의장대를 사열한 뒤 연방총리실에서 만찬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증진 및 지역과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전쟁의 대륙에서 평화의 대륙으로 변모한 유럽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 정착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핵 문제 및 한반도 평화 정착에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를 다차원적으로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두 정상은 일자리 창출 및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 진흥 및 4차 산업혁명, 탈원전·신재생에너지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적 수준의 ‘히든 챔피언’(강소기업)을 보유한 독일의 중소기업 육성 노하우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상호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도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베를린 하얏트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열고 “지난주 미국 방문에서 무엇보다 한·미 두 나라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뜻을 같이했다”며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 공조는 아주 굳건하고 갈등 요인도 다 해소됐다. 동포 여러분께서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며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석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등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였음에도 ‘우리가 주도하는, 대화를 병행한’ 해결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이 만들어낸 광장민주주의가 외교 무대에 선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견됐던 독일 의료지원단원의 후손과 독일 적십자사 관계자들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의료지원단 중 유일하게 생존한 칼 하우저씨는 “60여년 전 부산에서의 5년을 가장 뿌듯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며 “오늘날 발전된 한국 소식을 접할 때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는 등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러시아 프랑스 인도 등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는 ‘글로벌 성장 및 무역’을 주제로 선도발언도 한다.

베를린=강준구 기자, 김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