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獨에 세운 ‘코어스포츠’ 이름 삼성 요구로 ‘비덱스포츠’로 변경”

입력 2017-07-05 23:27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 ‘코어스포츠’ 이름을 ‘비덱스포츠’로 바꾼 건 삼성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 딸 정유라(21)씨 승마 훈련을 위한 컨설팅 회사 이름을 정하는 일까지 삼성이 적극 개입한 정황이 제시된 것이다. 삼성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5일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상화(55)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은 “최씨에게 ‘저쪽에서 코어라는 이름이 글로벌적이지 않다며 이름을 바꾸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최씨가 말한 ‘저쪽’은 삼성이라고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법인장은 “최씨로부터 법인 이름을 새로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독일인 이사를 통해 작명회사에서 받은 이름 리스트를 최씨에게 전달했지만 제가 전달한 이름은 쓰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전 법인장은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으로 일하며 최씨의 독일 계좌 개설과 부동산 구매용 자금 대출 등을 도운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이 “삼성은 독일에서 하나은행과 거래하지 않아 최씨 요구가 없으면 계좌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하자 이 전 법인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하나은행 내부에서 결정한 유럽통합본부 설치가 보류되는 것을 보고 최씨의 영향력을 실감했다”고도 덧붙였다.

삼성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비덱스포츠 전 직원은 회사 명칭을 삼성이 아닌 최씨가 변경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며 “이 전 본부장의 진술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다는 건 여러 증거에 의해 밝혀진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양민철 이가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