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기부대양여’식 행정타운 짓는다

입력 2017-07-05 21:28
동작구가 7호선 장승배기역 일대에 짓는 행정타운 위치도. 동작구청 신청사와 구 의회, 경찰서 등이 옮겨갈 예정이다. 동작구청 제공

서울 동작구가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일대에 구청과 구 의회, 경찰서를 한 자리에 모은 행정타운을 2021년까지 조성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손잡고 지방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사업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청사를 마련한다. LH는 대신 노량진 현 청사 부지를 넘겨받아 이 일대를 상업지역으로 개발하게 된다.

동작구는 5일 LH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동작구 영도시장 일대에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의 구청 건물이 건립된다. 구는 구청을 중심으로 구 의회, 경찰서 등을 한 자리에 모아 행정 기능을 집중하는 종합행정타운을 2019년 착공, 2021년 완공할 계획이다.

새 청사를 짓는 데 들어가는 사업비 1853억여원은 ‘기부대양여’방식으로 확보한다. 사업시행을 맡은 LH가 공사비와 보상비를 우선 납부해 청사를 지은 후 기부채납 형태로 넘기면 동작구는 노량진의 현 구청 부지를 LH에 넘겨 값을 치르게 된다.

동작구는 현재 구청 부지의 감정 평가액이 1800여억원에 달해 전체 사업비의 96%를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공공 청사를 지을 때 서울시에서 주는 특수 교부금 381억을 더하면 2321억원의 추가 재원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기존 청사를 운영하는 동시에 새 청사를 지을 수 있어서 업무 공백도 최소화된다. 구 관계자는 “관내에는 임시 청사가 들어설 곳이 없다”며 “기부대양여 방식을 활용하면 임시청사 건설에 필요한 예산 400억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을 통해 도시구조 개편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에 따르면 청사가 있는 노량진에는 관내 상업시설 대부분이 몰려있는 반면 행정타운이 들어설 영도시장 주변은 공실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낙후돼 지역불균형이 심각하다.

구는 장승배기역 일대를 행정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새 청사를 상업시설이 입주한 ‘관상복합청사’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주변지역을 용도지역 변경 등을 통해 고밀도 개발해 일대를 지리적·기능적 중심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 청사 부지 일대는 공공성을 확보하면서도 상권 활성화시설을 유치하고 상업기능을 특화해 동작구의 새로운 발전축으로 조성키로 했다. 구는 LH가 현재 청사의 일부를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이나 도시재생뉴딜사업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