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커, 다음 타깃은 메르켈?

입력 2017-07-06 05:04
AP뉴시스

러시아가 오는 9월 24일 독일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그동안 해킹해온 독일 정부 문건을 유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고위 관리는 러시아와 연루된 해커 조직이 독일 총선의 흐름을 전환하고자 수 주 내에 정부 일급 정보를 폭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9월 총선에서는 현재로선 앙겔라 메르켈(사진) 현 총리의 4연임 가능성이 높다.

독일 정보 당국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과 연계된 해커들이 지속적으로 자국 외교부와 해외 공관, 재무, 경제부 시스템에 침투해 해킹을 벌여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은 “지난해 미국 대선과 지난 4∼5월 프랑스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해커들의 노력이 러시아에서 비롯됐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우리 정부 문건이 폭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2015년 독일 의회가 러시아 측으로 의심되는 소파시(Sofacy) 또는 APT28 그룹에 해킹당한 것과 관련, 이때 새어나간 정보가 이번에 공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의원들의 통신 정보에 접속한 해커들은 컴퓨터망을 마비시켰다. 비밀 통신 정보가 대량으로 이들 손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의 요헨 비트너 정치에디터는 “러시아의 해킹 수법은 구소련이 1989년 이전 독일에서 벌이던 분열 공작과 흡사하다”며 “이들이 자신들에 맞서는 유일한 유럽 지도자인 메르켈을 겨냥해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