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부터 ‘덩케르크’까지… 17여름 극장 정복백서

입력 2017-07-06 00:00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군함도’ ‘택시운전사’ ‘장산범’ ‘청년경찰’의 극 중 장면. 각 영화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혹성탈출: 종의 전쟁’ ‘카3: 새로운 도전’ ‘덩케르크’ ‘슈퍼배드3’의 극 중 장면. 각 영화사 제공
올해 첫 1000만 관객 돌파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7∼8월 최대 성수기에 접어든 극장가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빅4 투자배급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기대작들과 막강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까지. 소재도 장르도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한국영화 가운데는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포문을 연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순제작비 22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주연배우를 비롯한 수십여명의 보조출연자들의 헌신으로 탄생했다.

‘군함도’에 대적할만한 기대작으로는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8월 2일 개봉)가 꼽힌다. 5·18 민주화운동을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 서울에서 열 한 살짜리 딸을 혼자 키우는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다.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특파원의 실화를 다뤘다.

8월 중순 개봉을 앞둔 ‘장산범’(감독 허정)은 독특한 소재를 내세웠다. 장산범은 소백산맥이남 지역에서 구전돼 내려오는 설화 속 괴물. 하얀 털로 뒤덮인 호랑이의 모습을 한 장산범이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 어린이들을 잡아간다는 게 설화의 내용이다. 염정아가 주연한 영화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따라간다.

박서준·강하늘 투톱(two-top)을 내세운 ‘청년경찰’(감독 김주환·8월 9일 개봉)은 유쾌 발랄한 오락영화다. 어설프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인 두 경찰대생이 우연히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려 얼떨결에 실전수사를 벌이게 된다.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두 주인공이 빚어내는 불협화음이 웃음 포인트다. 청춘의 패기가 느껴지는 좌충우돌 액션은 시원한 재미를 준다.

할리우드 영화 라인업도 쟁쟁하다.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첫 번째 스파이더맨 단독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5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압도했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돼 ‘시빌 워’에서 활약을 펼쳤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 입성을 기다려 온 팬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덩케르크’는 ‘다크 나이트’(2008)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등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첫 실화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서 영국군과 연합군 33만여명이 독일 기갑부대의 포위를 뚫고 철수에 성공한 작전을 다뤘다. 영화적 서스펜스, 시각적 스토리텔링, 기술적 완성도가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감독 맷 리브스·8월 15일 개봉)은 2011년부터 이어져 온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유인원 리더 시저(앤디 서키스)가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게 된 뒤,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하는 유인원 사이에서 종의 운명과 혹성의 주인을 결정할 거대한 전쟁에 나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치밀한 서사를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카3: 새로운 도전’과 귀여운 미니언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슈퍼배드3’는 연령 불문 관객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3’는 ‘인사이드 아웃’(2015) ‘도리를 찾아서’(2016) 제작진이 참여해 실감나는 화면을 구현해낸 작품. ‘슈퍼배드3’는 북미 포함 전 세계 44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애니메이션계의 흥행 강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