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광주일고 전성시대

입력 2017-07-04 21:37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며 악수하고 있다. 뒤편으로 박수치는 청와대 참모들이 보인다. 문 대통령은 김은경 환경부 장관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정부 초기 내각 요직에 광주제일고 출신 인사들이 포진하면서 ‘광주일고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역대 정부 내각에서 특정 고교 출신이 국무총리, 부총리, 장관, 검찰총장(후보자)까지 차지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제기된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고 지역을 배려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이낙연 국무총리는 광주서중·일고 45회다. 4일 임명장을 받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총리보다 2년 선배인 광주서중·일고 43회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8회,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도 55회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광주일고 출신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광주일고의 전신인 광주서중 출신으로, 각각 경기고와 전남고를 졸업했다.

광주일고의 뿌리는 1920년 개교한 광주고등보통학교다. 1951년 학제 개편에 따라 광주서중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광주서중 출신 유지들이 주축이 돼 1953년 광주일고를 세웠다. 광주서중은 1972년 중학교 평준화 정책에 의해 폐교됐지만 동문들은 지금도 ‘광주서중·일고 총동창회’ 이름으로 함께 모이고 있다. 광주서중·일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서중과 일고 출신이 모두 같은 뿌리라는 생각에 통합 기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호남 홀대론이 제기됐었는데 광주일고 출신들이 이번 정부에서 많이 등용돼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