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40년… ‘한국형 의료복지’ 꽃피워

입력 2017-07-05 05:00
보건복지부는 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건강보장 40주년’ 기념식을 열고 건강보험 제도의 정착과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373명에게 포상했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가 황조근정훈장, 김건상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이사장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 등 19명이 훈·포장 및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기념식에선 ‘함께한 건강보장 40년, 같이 가요 평생건강’ 슬로건 아래 건강보험제도 40년의 발자취를 담은 기록 영상을 상영했다. 복지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와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지난 1일로 딱 40년을 맞았다. 1977년 7월 1일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직장의료보험이 처음 시작된 이후 79년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 88년 농어촌 지역, 89년 도시지역까지 확대돼 12년 만에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로 발전한 것은 세계 사회보험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의료복지 선진국인 독일은 의료보험 시행 후 무려 127년, 벨기에는 118년, 이스라엘은 84년이나 소요됐다. 이웃 일본도 36년 걸렸다.

건보공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인의 외래진료 평균 횟수와 평균 재원일수는 각각 14.9회, 16.5일로 OECD 국가 평균(각 6.8회, 7.5일)보다 배 이상 높다. 평균 기대수명은 70년 63.2세였으나 2014년 82.2세로 19세나 늘었다. OECD 평균(80.6세)보다 1.6세 길다. 영아 사망률은 선진국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4년부터 전 세계 56개국 540여명의 보건 당국 관계자가 건강보험제도의 우수성을 배우러 한국을 찾기도 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재정 악화 우려, OECD 평균(80%)에 크게 못 미치는 건강보험보장률(2015년 기준 63.4%)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의료관리 분야 한 대학 교수는 “필수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해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가져오고 담배부담금, 주류세 등에서도 추가로 재정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