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反中성향 차이잉원 고립 작전?

입력 2017-07-04 18:53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 위키피디아

중국의 대만 업무를 총괄하는 장즈쥔 대만판공실 주임이 대만 무소속 정치인인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을 이례적으로 만났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권이 지난해 5월 출범한 이후 고위급 회담을 중단한 중국이 대만 지방정부 수장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대만 정부를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4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커원저는 지난 1∼3일 ‘상하이-타이베이 포럼’ 참석차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다. 지난해 타이베이에서 열린 포럼에는 사하이린 상하이시 통일전선부장이 단장으로 참석했다.

장즈쥔은 마지막 날인 3일 상하이 한 호텔에서 커원저와 비공개 회담을 갖고 “양안 관계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가진 누구와도 만날 것”이라면서 “다만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는 사람에 한정된다”고 강조했다.

커원저는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과 거리를 두고 2014년 무소속으로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포럼 연설에서 “양측이 한 가족이라는 개념에 근거해 인민의 복지를 목표로 교류와 협력을 한다면 당면한 교착상태도 깨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즈쥔과의 면담에서는 “중국도 대만 내 다른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문가는 이번 면담에 대해 “대만 지방 정부가 차이잉원 정권에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 전단은 지난 1일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훈련에는 함재기 젠-15가 랴오닝호 갑판에서 이륙해 임무 수행 뒤 착륙하는 등 100여개 전투 단위가 참가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