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연수·성별 임금격차 한국이 EU보다 훨씬 커

입력 2017-07-05 05:03

국내 기업의 근속연수, 학력,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4일 발표한 ‘한-EU 임금격차 현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서 30년 이상 일한 직원과 1년 미만 일한 직원의 평균 임금 격차는 4.39배로 조사됐다.

이는 EU 24개국의 동일 근속연수 간 임금 격차 평균이 1.62배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다. 유럽에서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곳인 키프로스(2.66배)와 비교해도 국내의 임금 격차가 더 컸다. 다른 근속연수 간 비교에서도 한국의 임금격차는 2.33∼3.33배로 프랑스(1.27∼1.43배) 독일(1.41∼1.68배) 등 EU 주요국보다 심했다.

성별 임금 격차 역시 컸다. 한국은 남성이 여성의 1.58배 임금을 받은 반면 EU 24개국 평균은 1.24배였다. EU에서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한 에스토니아(1.42배)보다 더 컸다. 대학원 이상과 중졸 이하 임금 격차도 한국은 2.81배였지만 EU 24개국 평균은 2.30배였다.

연구원은 근속연수별 과도한 임금격차는 성별 임금격차를 확대하고 장년 근로자의 조기 퇴직을 유발하는 등 노동시장 왜곡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임금 결정 기준을 근속연수 중심에서 직무와 능력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한국은 아직 호봉급이 49.9%로 지배적이어서 근속별 임금격차가 EU 주요국보다 높다”며 “직무와 능력 중심으로 임금결정 기준을 개편하면 출산, 육아 등으로 근속이 짧은 여성에 대한 임금 불평등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