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다보면 하나님께선 사람이 납득할 수 없는 명령을 하실 때가 있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리고성을 13바퀴 돌라고 하시거나, 기드온과 300명의 용사들에게 10만이 넘은 미디안 대군을 향해 나아가라고 하시거나, 나병이 걸린 나아만에게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목욕하라고 하신 게 그런 명령들입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순종했을 때 놀라운 역사들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내리시는 명령도 납득할 수 없는 명령입니다. 베드로는 밤새도록 그물을 내렸는데 고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고기잡이 전문가인 베드로에게 어찌 보면 어처구니없는 명령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순종하였고 놀라운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역사는 주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집니다. 그것은 성경의 인물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오늘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을 많이 했고 덕분에 “구원은 믿음으로 받고 축복은 순종으로 받는다”는 게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신학대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저희 집은 판자촌에 있었고 학비를 대줄 형편이 못 됐습니다. 그런 상황의 제가 학비를 마련할 수 있는 비결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집회 인도를 다니면서 받은 강사비였습니다. 또 하나는 성서교재 간행사에서 외판원 노릇을 하며 얻는 수입이었습니다. 주로 주변 지인들에게 성서대백과사전 등 전집을 판매했습니다.
어느 날 동기 한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학비를 낼 돈이 없어서 기도하는데 제가 생각났다는 것입니다. 마침 그때 제게는 다음 학기에 낼 학비를 마련해놓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걸 몽땅 동기에게 주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또 다른 일이 생겼습니다. 교회에서 기도하는데 성서교재 간행사 일을 그만두라는 감동이 생겼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조금만 더 다니면 월급이 나오는데요.” 그때 감동이 있었습니다. “네가 순종하면 앞으로 네가 필요한 물질을 내가 채워주마.” 저는 즉시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고촌재단의 장학생으로 선정돼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이 나왔습니다. 교회 개척을 할 때 교회도 다니지 않은 떡볶이집 아주머니가 500만원을 가져다주시는 등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많이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적은 주변의 많은 분들을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가 순종하면 앞으로 네 필요한 물질을 내가 채워주마”라고 하신 대로 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이 하라 하시면 내 생각과 달라도, 내 경험과 달라도, 이성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아도, 도대체 순종하기 힘든 상황이라도 눈 딱 감고 순종하는 게 복입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후 세월이 너무 오래 지나 늙고 병들고 맥 빠진 하나님이 아닙니다.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전능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순종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보여주십니다.
안희환 목사(서울 예수비전교회)
[오늘의 설교] 주께서 하라시면 하는 게 복
입력 2017-07-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