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3대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하겠다”

입력 2017-07-04 05:00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3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의 자원봉사 현장에서 자유한국당 새 대표 선출 소식을 들은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남양주=김지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는 3일 취임 일성으로 “조직혁신, 정책혁신, 인적혁신을 통해 한국당을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받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55일 만에 대선 후보에서 당대표로 복귀한 홍 대표 앞에는 창당 이후 최저치인 한국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강도 쇄신, 계파 갈등 봉합 등의 과제가 놓여 있다.

홍 대표는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의 전권을 갖는 혁신위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당 윤리위원회도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다만 혁신의 최대 쟁점인 친박(친박근혜) 청산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한국당의 구성원으로서 전부 함께 가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며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바른정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도 홍 대표 앞에 놓인 난제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통합론이 제기되지만 양당 모두 당 대 당 통합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의석 107석의 제1야당 대표로서 안정감을 찾는 것은 홍준표 체제의 급선무다. 스타 검사 출신에 4선 의원을 지내며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거쳐 경남지사를 역임할 만큼 화려한 경력이지만, 그동안 쌓인 ‘막말 정치인’ 이미지 때문에 홍 대표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원내사령탑인 정우택 원내대표와의 호흡도 원외 대표인 홍 대표가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이미 두 사람은 대선 직전 바른정당 복당파의 입당 허용 등을 두고 이견을 노출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인사청문회 정국과 관련해서도 “비정상적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태어난 정부가 내각 구성도 못하도록 우리가 방해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해 정 원내대표와 이견을 보였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이철우 의원(3선)은 지난 대선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선거운동의 실무를 지휘한 인사로 홍 대표와 가깝다. 국정원에서 오래 근무한 안보 전문가로 국회 정보위원장을 역임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키며 2위로 입성한 류여해 최고위원은 법학박사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윤리위원으로 활동한 인사다. 친박 핵심인 재선의 김태흠 의원도 최고위원에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지역구(대구 동을)에 단수 추천됐지만, 김무성 당시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분루를 삼켰던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도 최고위원이 됐다.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이재영 전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는 체육관에서 치러지던 과거 전당대회와는 달리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전당대회에서 이미 실시된 투표 결과 등을 합산해 개표 결과만 공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후보자들은 경기도 남양주에서 감자 캐기 봉사활동을 하다 화상 연결을 통해 전당대회 결과를 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당대회 직후 홍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감사하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