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전직 검찰간부 1명과 현직 3명이 후보군에 들었다.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선이 개혁을 위한 파격이었다면 검찰을 직접 통솔하는 총장은 조직 안정 측면도 고려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추천된 4명 모두 비(非)영남지역 출신이며, 여성이 처음으로 후보군에 포함된 점도 특징이다.
법무부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3일 회의를 열고 소병철(59·사법연수원 15기) 전 법무연수원장, 문무일(56·18기) 부산고검장, 오세인(52·18기) 광주고검장, 조희진(55·19기) 의정부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위원장인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추천위원 9명은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회의실에서 사전 천거된 대상자들의 적격 여부를 심의했다. 특정 후보 추천을 두고는 찬·반 의견이 엇갈려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금로 차관은 조만간 4명 가운데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는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의 한 축을 맡길 인사를 고르게 되는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5일 이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소 전 원장은 2013년 법무연수원장(고검장급)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농협대·순천대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해 왔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과거에도 두 차례 추천위가 추천한 총장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셈이다. 검사 시절 “소처럼 일한다”는 평을 받을 만큼 성실한 업무처리로 인정받았다.
문 고검장은 소 전 원장의 광주제일고 후배이며,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임명되면 노무현정부 때인 김종빈 전 총장 이후 12년 만의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된다. 문 고검장은 대검 과학수사담당관, 중수1과장 등을 거친 특별수사 베테랑이다. 이명박정부 초기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냈다. 당시 상부에서 호남 출신을 요직에 앉히길 탐탁지 않아 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선배 검사들이 문 고검장를 적임자로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오 고검장은 공안통으로 분류되지만 기획·범죄정보·특수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쳤다. 대검 참모로 있으면서 전례 없이 기획조정부장 공안부장 반부패부장을 모두 역임했다. 2013년 특별수사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있으면서 ‘전두환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을 설계하고 진두지휘했다.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강릉고를 나왔다. 검찰 역사에서 아직 강원도 출신이 총장에 오른 적은 없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조 검사장은 검찰 내 각종 여성 1호 기록자다. 첫 여성 법무부 과장과 부장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고, 2013년 최초의 여성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9월 개정 시행된 검찰청법에 따라 가동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에서 여성이 추천된 것도 처음이다. “남 탓하지 말자”가 신조라고 한다. 남편은 송수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검찰총장 ‘4파전’… 영남출신 없고 첫 여성 후보
입력 2017-07-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