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씨 특혜취업 의혹 폭로 기자회견 4일 전인 5월 1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 전 대표가 전화통화를 한 정황증거가 확인됐다는 국민의당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3일 여러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불구하고 ‘제보 조작은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윗선 연루 의혹을 서둘러 차단하려는 ‘셀프 조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지난달 1일 오후 박 전 대표와 한 차례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조작된 카카오톡 캡처 화면을 박 전 대표 휴대전화로 전송한 뒤 전화를 걸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와 전화통화를 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박 전 대표 측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대표님, 제가 바이버(외국계 메신저)로 보낸 게 있는데 확인 좀 해주시겠습니까’라고 말했고 박 전 대표는 ‘알았어’라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통화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제보 조작 여부를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등 확보된 증거를 보면 박 전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 간 전화통화는 실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안철수 전 대선 후보는 폭로 기자회견 전까지 관련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안 전 후보 측근인 송모 변호사가 이씨 변호인을 소개해준 점, 안 전 후보가 지난달 24일 이 전 최고위원과 만난 사실, 이씨가 안 전 후보에게 보낸 구명요청 문자메시지 등 미심쩍은 부분은 해소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강정석)는 이 전 최고위원, 김성호 전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 김인원 전 부단장을 불러 조사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남부지검 청사에 들어가면서 취재진에게 “조작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피고발인 신분인 김성호 전 수석부단장은 “이준서·이유미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글=김경택 손재호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서영희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
이준서-박지원 통화 확인됐는데… ‘제보 조작’은 이유미 단독범행?
입력 2017-07-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