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3일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제1야당 당수로 돌아왔다. 예상보다 빠른 정계복귀다. 전투력은 막강하지만 막말 등 부정적 이미지는 부담이다.
홍 신임 대표의 정치적 스펙은 뛰어나다. 스타 검사 출신에 4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의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거쳐 경남지사를 역임했다. 하지만 직설적인 성격 탓에 줄곧 비주류로 분류됐다. ‘홍반장’ ‘홍트럼프’ ‘독고다이’(단독 행동의 속어) 등 별명도 많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기사회생했다. 5·9대선에 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2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선전했다는 평가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 엇갈렸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홍 신임 대표에게 안정감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홍 대표의 빠른 복귀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례와도 비교된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12월 대선에서 패한 뒤 98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복귀는 이보다 빠르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이철우 의원은 홍 대표와 매우 가깝다. 5·9대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선거운동의 실무를 지휘했다. 중학교 수학교사를 하다가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에 입사해 오래 근무한 안보 전문가다.
이번 경선의 가장 큰 이변은 무명의 류여해 최고위원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당 팟캐스트 ‘적반하장’의 진행자다. 법학박사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윤리위원으로 활동했다. 경선 연설에서 신발을 벗기도 하며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김태흠 의원도 최고위원에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했다. 추진력과 정무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 합리적 보수를 강조하며 당내 통합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재만 최고위원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의 악연으로 더 유명하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동을에 단수 후보로 추천됐으나 김무성 당시 대표의 이른바 옥쇄파동으로 출마조차 하지 못했다.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이재영 전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洪, 대선 패배 두달 만에 당권… 류여해, 최고위원 2위 ‘이변’
입력 2017-07-04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