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정 5호’ 로켓 발사 실패… 中 우주굴기 휘청

입력 2017-07-03 18:49 수정 2017-07-03 21:46

중국의 차세대 대형 운반로켓 창정 5호의 두 번째 발사가 실패했다. 2020년 우주정거장 확보 등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우주 굴기’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신화통신은 창정 5호 야오-2 로켓(사진)이 2일 오후 7시23분(현지시간) 하이난성 원창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지만 비행 도중 이상이 발견되면서 8시6분쯤 발사 임무 실패가 선언됐다고 3일 보도했다. 창정 5호는 발사 17초 후 수직 상승하지 않은 채 방향이 바뀌어 지구 경사면을 따라 30분10초간 비행하며 보조로켓 연료까지 소진했다. 로켓 분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궤도에 진입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당국은 전문가 검증팀을 구성해 정확한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발사 성공을 전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창정 5호의 최대 적재량은 지구 근거리 궤도에서 24t, 정지궤도에서는 14t으로 기존 로켓 대비 2.5배 수준이다. 동체 직경이 5m로 기존 로켓보다 1.5배나 두껍고, 중량도 800t이다. 중국에서는 ‘거대한 로켓’이라는 의미로 ‘팡(뚱보) 5호’로도 불린다. 이번 창정 5호에 실린 통신위성 스젠 18호의 무게도 7t에 달한다. 10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창정 5호는 지난 11월 첫 발사 때도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 시간을 2시간 이상 늦춘 바 있다.

창정 5호는 지난해 6월 발사한 중형 운반로켓 창정 7호와 함께 중국 우주정거장 조성, 달 탐사, 화성 탐사 등 중국의 중요 우주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중국 우주정거장에 물자를 보내고, 인원을 수송하는 주력 운반수단이다. 상용화를 앞둔 창정 5호의 마지막 발사 실험이 실패하면서 당장 오는 11월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발사하려던 계획에 변수가 생겼다.

하지만 중국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팡 5호를 개발했다는 것이 우주항공 분야에서 중국의 힘을 보여준다”면서 “팡 5호는 개발 난이도가 높아 아주 작은 결함에도 실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