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판에서 정호성(48) 전 부속비서관이 “우 전 수석에게 최순실씨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우 전 수석은 최씨 존재를 몰랐을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3일 열린 우 전 수석의 3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우 전 수석 업무 스타일은 굉장히 깐깐하고 철저하다”면서도 “저에게 최씨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40년 지기고 뒤에서 조용히 케어(관리)하는 사람이라서 최씨 자체를 아는 사람도 극소수였다”고 덧붙였다. 이들 듣던 우 전 수석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7월 미르·K스포츠재단 비리가 처음 보도됐을 당시에도 별 문제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국정과제의 일환이라고만 봤다”며 “이후 확인 과정에서 최씨가 재단 자금을 유용한 적이 없어서 빨리 터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마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의문을 제기했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 보도 이후에도 우 전 수석이나 민정수석실에서 최씨에 대해 물어본 일이 없다”고 하자, 재판부는 “당연히 (민정에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씨가 대기업에서 돈을 받아내 재단을 설립했다면 여기에 권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바보가 아닌 이상 갖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저도 공소장을 보고 놀랐다. 당시 너무 몰랐고 안일했다”고만 했다.
양민철 이가현 기자
禹 감싸는 정호성… “최순실 몰랐을 것”
입력 2017-07-03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