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주거 걱정 ‘사회주택’이 해결사

입력 2017-07-02 22:43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이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지은 민·관공동출자형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1호 ‘녹색친구들성산’ 전경. 1층에는 커뮤니티 공간과 전기차 충전 주차공간 등이 있다. ㈜녹색친구들 제공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신혼집 마련은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모아둔 돈이 별로 없고, 부모에게 손을 내밀기도 미안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다음 달 결혼하는 서성민(33)씨도 지난해에는 그런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종로구 이화동 다세대주택에서 월 임대료 35만원에 살고 있었지만 너무 낡아 신혼집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서씨는 보증금은 올리더라도 월세가 더 적고 깨끗한 집을 찾았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구할 수 없었다.

서씨의 신혼집 고민은 지난해 11월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사회주택 ‘녹색친구들성산’ 입주가 확정되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이 집은 ㈜녹색친구들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으로 원룸(15.39㎡)과 투룸(30.83㎡), 복층형(37.42㎡) 등 3가지 형태 11가구로 이뤄져 있다.

서씨가 지난 3월 입주한 집은 투룸으로 보증금이 1억1700만원이지만 신축주택인데다 월 임대료가 20만9000원으로 주변 시세의 75% 정도이고 지하철역에서도 가깝다. 무엇보다도 10년까지 장기 거주가 가능해 대만족이다.

입지가 뛰어난데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장기거주까지 가능한 것은 이 주택이 서울시가 청년세대의 심각한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추진한 민·관 공동출자형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이기 때문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12억원에 부지를 매입했고 녹색친구들이 연간 땅값의 1%인 1200만원에 40년간 장기 임차해 주택을 짓고 임대·관리한다. 임대료는 인근 시세의 80%이하로 고정됐고 계약 기간은 최장 10년까지 보장된다.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의 70% 이하라야 입주 자격이 있다.

녹색친구들은 이런 사회주택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 2호점(녹색친구들창천)을 완공해 입주계약을 마쳤고 관악구 행운동에 3호점을 짓고 있다. 김종식 녹색친구들 대표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지만 신축인데다 입지가 좋고 임대료가 저렴해 젊은 층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녹색친구들 성산은 입주 경쟁률이 5대 1에 달했다.

녹색친구들은 성산동 사회주택 1층에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는 등 입주자들의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위해 북 카페나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도 열 계획이다.

서울시도 이런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문을 연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공동체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