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하반기 글로벌 경제 3대 리스크… 유가·美금리·트럼프노믹스
입력 2017-07-03 05:03
불안정한 국제유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돈줄 죄기, 말만 무성하고 집행은 불투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경제정책 등이 하반기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글로벌 경제 3대 리스크로 꼽혔다. 세계 경기 자체는 저성장 탈출 및 교역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굳건한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코스피도 하반기 대세 상승 전망이 다수다.
한국은행은 2일 ‘글로벌 경제 10대 이슈 모니터링’ 자료를 발표했다. 상반기 글로벌 경제는 성장 및 교역 회복세가 확대됐고, 저성장 국면에서 반등하는 조짐을 보였다고 결론냈다.
한은은 다만 40달러 중반대로 떨어진 국제유가를 걱정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 50달러 초반을 유지하다 2분기 들어 변동폭이 커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유 대체재인 셰일오일 생산량이 증가한 게 직접 원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3월까지 감산 합의를 연장했음에도 카타르발(發) 중동 갈등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디폴트 우려 등 산유국 정정불안이 여전하다. 기름값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자원 보유국에 돈 쓸 여유를 줘 최근의 글로벌 교역 신장세까지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다. 유가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 회복세도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출범 6개월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여전히 안갯속인 점도 하반기 불안거리다. 모든 무역협정의 전면 재검토 식의 보호무역주의는 천명만 해놓고 어떻게 추진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보유 자산 축소에 따른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한은은 “상당 기간 잠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기관은 대체로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반도체의 경우 올 1∼5월 출하 증가율이 아시아 제조업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이라며 “하반기 중에도 수출은 견조한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 역시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세를 기대했다.
코스피가 하반기 대세 상승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사상 첫 7개월 연속 상승장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30일 기준 2391.79로 지난해 말(2026.46)보다 18.03% 올랐다. 연 수익률로 단순 계산하면 올해 1월 신규 취급 정기예금 평균 금리 연 1.47%의 약 25배다.
금융투자업계는 하반기 IT 업종 위주로 코스피 상승장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코스피의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98조7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넘는다”며 “고평가 논란을 받는 미국 증시와 달리 코스피는 아직도 저렴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경계의 시각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과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구간에서 신흥국 증시가 10% 내외 조정을 보였었다”며 “코스피는 3분기에 올 들어 가장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우성규 나성원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