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님 제자가 된 세리 마태

입력 2017-07-04 00:01

예수님은 가버나움에서 세관 세리 마태를 보시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세리 마태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님의 제자가 됐습니다.

예수님은 마태의 집에서 당시 바리새인들로부터 죄인이라 비난받던 세리들과 함께 식사했습니다. 아마도 마태복음 1장부터 9장까지 등장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이들은 혼인 전에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한 동정녀, 천군천사의 대영광송을 들었던 베들레헴 목동들, 아기 예수와 그 어머니를 지키려고 애굽으로 망명했던 사람, 메시야를 소개하며 세례를 베풀었던 요단강 선지자 요한과 그의 제자들, 갈릴리 어부들의 짐을 들어주고 분풀이의 뺨을 맞아야만 하는 사람들, 한센병 환자, 열병을 앓아 죽을 뻔했던 여인, 귀신이 들려 무덤에서 살다가 고침을 받은 두 사람, 중풍병자와 그 병자를 고치기 위해 침상을 들었던 사람들 등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너희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시느냐”(마 9:11)며 예수님을 비방했습니다.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진정한 사랑으로가 아닌, 겉치레로 포장된 율법주의로 모든 걸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류의 기준에 따라 비정상적이라 차별당하고 쫓겨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는 또 다른 율법주의인 원칙주의와 권위주의, 그리고 이에 따른 번영주의와 맘몬주의에 의해 일어나는 잘못입니다. 혈연 지연 학연을 우선하는 이 땅에 속한 사상이고 주장입니다. 예수님께서 죄인으로 취급되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앉아 식사하신 것을 통해 “내가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 9:13)고 말씀하신 무조건적 사랑을 배울 수 있습니다. 세리 마태는 이 사랑을 따라 제자가 됐습니다.

로마제국시대의 세리는 도시나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세관에서 물건을 조사해 세금을 매겼습니다. 가버나움 세관은 분봉왕 헤롯 안티파스의 재정확보를 위해 일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유대나 팔레스타인에 세워진 세관은 로마 황실에 속했습니다. 사실 세리는 세무공무원으로서 나름의 힘이 있었고 수입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동족의 돈을 빼앗아 침략자에게 바친다는 오해를 받아 늘 반목과 공격의 대상이었습니다.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마 9:9)는 말씀을 보면, 세리 마태가 예수님을 단순히 따르거나 동족의 조소와 위협을 피하려고 세관원 일을 그만둔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예수님을 “따랐다”고 할 때의 원어 ‘에코루데센’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즉시 떠난다는 의미입니다. 세리 마태는 즉시 결심하고 실천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갈수록 인정이 메마르고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부터 예수님을 따르는 또 한 사람의 제자가 돼 각박한 사회 속에서 즉시 사랑의 법을 실천합시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홍경만 목사(서울 남부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