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한·미 무역수지 불균형은 FTA가 아닌 양국 간 경제·산업 구조 차이 등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협은 2일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양국 정상회담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저축지향 및 제조업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고, 최근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입이 증가해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확장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저성장을 이어가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은 제조업이 강해 상품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지만 서비스 무역에선 미국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간 불균형도 완화되고 있다. 올해 1∼5월 한국의 수출 호조 등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이 크게 증가한 반면 수출은 소폭 줄어 대미 무역흑자가 크게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 불공정 사례로 든 자동차 산업도 미국 업체가 FTA 발효 효과를 보고 있다. 포드코리아 판매량은 FTA가 발효된 2012년 5126대에서 지난해 1만1220대로 늘었다. 한국지엠도 같은 기간 매출이 8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의 미국 수출은 2012년 35만1834대에서 지난해 33만2470대로 줄었다.
또 다른 불공정 사례로 지목된 철강 역시 미국의 수입 규제 강화로 우리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2011∼2013년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 규제 착수 건수는 3건에 불과했으나 2014∼2016년 8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
김현길 강창욱 기자 hgkim@kmib.co.kr
무역협회 “韓·美 무역수지 불균형은 FTA 영향 아니다”
입력 2017-07-03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