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모든 수단 동원해야”… 文 대통령 CSIS 연설

입력 2017-07-02 18:59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 앞서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 윌리엄 코언 전 미 국방부 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부 장관, 문 대통령,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존 햄리 CSIS 소장. 워싱턴=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한·미동맹)의 새로운 방향은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그가 북한에서 핵 폐기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화의 목표는 분명하다. 북한이 스스로 핵 폐기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이 북한의 체제와 정권을 지켜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바로 지금이 그 어려운 일(평화 실현)을 다시 시작할 기회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직접 언급하며 북한에 ‘대화 메시지’도 보냈다. 문 대통령은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을 북한과 함께 걸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비핵화야말로 (북한이) 안보와 경제발전을 보장받는 유일한 길”이라고도 했다.

미국 측 참석 인사들이 북한과의 대화 조건과 계획을 묻자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이 대화의 시작이 된다면 그 대화의 출구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가 돼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면담을 추진하다가 무산돼 ‘홀대론’까지 불거졌던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 군사위원장을 이날 오후 블레어하우스에서 만났다. 당초 예정된 일정은 아니었지만 매케인 위원장이 면담을 강하게 희망해 이뤄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5월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방한이 무산된 것이 아주 아쉬웠다. 다음에 언제든지 한국에 오면 연락 달라”고 말했다. 면담은 30분간 비공개로 이뤄졌다.

글=김판 기자 pa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